Story 2022.12.29 21:54

[삼성 스마트스쿨을 가다 10편] 보이는 것을 너머, 더 큰 희망을 보다! - 전남 은광학교

보이는 것을 너머, 더 큰 희망을 보다! - 전남 은광학교 


△전남 영암 은광학교 전경


“나는 눈이 보이고 귀가 들리는 아이들과 똑같이 헬렌을 대하고, 가르쳤고, 훈육했다.“


헬렌 켈러의 위대한 스승으로 잘 알려진 앤 설리번의 말이다. 전남 영암의 은광학교는 시각장애, 지적장애, 시중복(시각과 다른 장애 영역을 동반한 유형) 장애학생들을 위한 학교이다. 은광학교의 교사들은 설리번 교사처럼 학생들이 남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능력과 재능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학생들을 교육 중이다.

* 1951년 ‘목포 맹아원’ 시작으로 시각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로 설립되으며, 현재 은광학교에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적·시중복 장애 학생들도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선천적으로 빛도 지각할 수 없는 전맹과 아주 희미하게 보는 저시력 학생 등 보이는 정도도 다 다른 시각장애인들에게 디지털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현장을 찾아가 김정훈 교사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김정훈 스마트스쿨 선도교사



삼성 스마트스쿨, 시각장애인에게도 필요합니다.


“10년 전에 학교 자체적으로 삼성 태블릿을 구매하여 시중복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했던 게 디지털 교육의 시작이었어요.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점자정보단말기*도 있지만 우리 아이들도 태블릿을 경험할 수 있게 해 본 거죠.”

*시각장애인들이 전자 점자와 음성을 통해 문서의 출력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휴대용 정보통신 기기이다.


△점자정보단말기 (참고 예시 이미지)


김정훈 교사는 벌써 10년 전에 태블릿을 활용해서 시중복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수업을 해 보았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기로 호기심과 흥미를 끌게 하고, 가능성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1인 1태블릿이 아니었기 때문에 효과적인 수업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은광학교 학생들에게 디지털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김정훈 교사는 장애 학생 대상 디지털 교육 방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2017년에는 삼성 스마트스쿨을 만나게 되면서 최적의 디지털 교육 환경까지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2022년 3월, 김 교사가 시각장애 학생들을 맡게 되면서 그동안 기획했던 콘텐츠를 스마트스쿨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다. 점자정보단말기와는 다른 방식의 키보드 타이핑도 빠르게 습득하고 있어서 태블릿의 활용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디지털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시각장애인은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새로운 경험에서 소외되곤 하는데, 삼성 스마트스쿨을 통해 시각장애 학생들에게도 1인 1태블릿을 활용한 맞춤형 수업을 하게 되었다.


△스마트스쿨에서 수업 중인 은광학교 김정훈 교사와 학생들


시각장애 학생들은 PC, 노트북을 활용할 때 교과 내용을 음성으로 알려 주는 고가의 스크린 리더(screen reader) 프로그램을 별도로 구매하여 설치해야지만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태블릿은 기본적으로 음성 지원 프로그램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분이나 이동의 편의성이 훨씬 뛰어나다. 더불어 저시력 학생은 태블릿의 화면을 크게 확대해서 볼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태블릿을 활용한 수업에서는 점자정보단말기에 없는 카메라 기능을 활용한 수업이 가능하다. 갤럭시 탭의 빅스비 비전(Bixby Vision)*을 활용하여 학생들은 더욱 풍부한 방식으로 수업하고 교사와 소통한다. 그래서 학생들은 스마트스쿨에서 하는 수업을 더 좋아한다.

*삼성전자 디지털 기기의 기능 중 하나로, 카메라 렌즈로 사물을 인식하여 음성으로 정보를 제공해 준다.


△한 학생이 태블릿에서 스크린 리더 기능을 실행하고 있다.



즐거운 파란색 교실, 듣고 상상하며 배우고 있어요.


따뜻한 커피 향이 흐르는 은광학교의 작은 카페에서 세 명의 학생들과 만나 스마트스쿨과 어떤 추억을 쌓고 있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에 응해 준 노나연(6학년), 김도현(6학년), 노영훈(4학년) 학생 (왼쪽부터)


저시력의 6학년 노나연 학생에게 삼성 스마트스쿨은 파란색 교실로 인식되어 있다. 스마트스쿨의 시그니처 컬러 파란색 벽면이 저시력 학생에게는 더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그런 나연이에게 이제 파란색 스마트스쿨은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배우는 공간이 되었다.


“글씨를 직접 손으로 쓰다가 놓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어디까지 썼는지 그걸 확인하기가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태블릿으로 타이핑을 하면, 음성으로 어디까지 썼는지 바로 알려 주니까 편하고 좋아요.”


시력이 점점 떨어져 3학년 때 일반학교에서 전학을 온 나연이는 스케치북처럼 커다란 종이에 두꺼운 매직으로 크게 글자를 쓰곤 했었다. 그러다 보니 종이도 많이 써야 하고 불편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태블릿으로 어디에서나 타이핑하고 음성으로 확인하니 편하다는 것이다. 나연 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시각장애인에게 디지털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6학년 김도현 학생은 스마트스쿨에서 했던 수업 중에서 빅스비 비전(Bixby Vision)으로 사물 인식을 하는 게 재밌었다고 한다.  


“처음에 빅스비 비전으로 수업을 하고 나서, 혼자 글자도 인식해 보고 색깔도 인식해 봤거든요. 제가 궁금해하는 게 무엇인지 빅스비가 알려 주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그리고 오늘 수업 시간에 선생님이 저한테 ‘최고야’라고 해 주셔서 좋았어요.”


이날 김정훈 교사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서 나눠 주고 빅스비 비전을 통해 읽게 했는데, 도현 학생에게 전해진 메모는 ‘최고야’였다. 도현이는 빅스비 비전의 음성을 통해 김정훈 교사의 마음을 전해 듣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비록 보이지는 않아도 태블릿의 화면은 도현이의 상상이 펼쳐지는 공간이 된다.


△빅스비 비전의 음성으로 김도현 학생이 김정훈 교사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학생들은 촉각 위주의 점자정보단말기 수업에서 카메라 렌즈가 있는 태블릿으로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어 더 좋아한다. 그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김정훈 교사의 마음을 아는지 영훈 학생도 선생님이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 세운다.


“태블릿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스마트스쿨이 생기면서 온라인으로 친구들하고 얘기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재미있고 좋아요.”


△노영훈 학생이 스마트스쿨 교실에서 김정훈 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수업하고 있다.



선생님, 우리도 할 수 있어요!


헬렌 켈러의 스승 설리번이 그러했듯이, 김정훈 교사도 학생들이 스스로 해결하고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어떤 학생이 자신은 그냥 안마사가 될 거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꿈꾸지 못하게 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팠어요.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스마트스쿨에서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접하면서 뭔가 나도 할 수 있고,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걸 보면 정말 기쁩니다.”


태블릿으로 온라인에서의 소통도 활발해졌다고 김정훈 교사는 이야기한다. 덕분에 학생들끼리도 더 친해지고, 선배들과의 네트워크도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좋은 영향을 받기도 한다. 또 학생들은 스마트스쿨에서 배운 것들을 일상에도 활용한다.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진 삼성전자 멘토링 수업에서 멘토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나연 학생


노나연 학생은 김정훈 선생님의 가르침에 따라 디지털 기기를 디지털 기기를 다양하게 사용하며 연습한 결과. 이제는 태블릿으로 엄마에게 능숙하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고. 친구들과도 태블릿으로 활발하게 소통이 가능해져서 소외감 들지 않고, 즐겁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능동적으로 도전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아이들의 자신감과 사회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의 여러 기능과 화려한 색채의 화면을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거나 볼 수 없다는 사실에 혹시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는지 김정훈 교사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디지털 기기를 접할 수 없고 모른다는 게 오히려 더 소외감을 느끼게 합니다. 시각장애인들은 하지 못할 거라 생각할 수 있는데 의외로 적응이 빠르고 잘해요. 그런 아이들에게서 가능성을 봅니다. 도현이는 혼자 태블릿으로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새로운 걸 알게 되면 자랑도 하고, 다른 친구에게 가르쳐 주기도 하거든요.”

 

△김도현 학생이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고 있다.


김정훈 교사는 앞으로 태블릿을 활용하여 스마트스쿨에서 다양한 협동 수업, 융합 수업을 시도해 보며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게 해 줄 계획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처럼 웃음을 잃지 않고 이 세상을 잘 살아갔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전했다.



보이는 것을 너머,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어요!


김정훈 교사가 가르치는 학급 이름은 ‘희망반’이다. 가치 있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것들을 보고 있는 은광학교 학생들은 희망을 상징하는 파란 빛깔의 스마트스쿨에서 마음껏 상상하고 도전하며 배워간다. 그렇게 밝게 자라가는 아이들은 우리 미래의 희망이다.

 

△은광학교 희망반 학생들과 김정훈 교사


삼성스마트스쿨 디지털리더 은광학교 빅스비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