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덕희학교 전경
대구덕희학교(이하 덕희학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지적 장애를 가진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해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 특수학교다. 발달장애 학생들은 언어, 인지, 사회성 등이 또래의 성장 속도에 비해 크게 느려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조 능력이 떨어진다.** 수업시간에 5분 이상 집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러한 학생들의 특징과 수준에 맞춘 교수 전략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특수교사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1항, **서울아산병원 의료정보 질환백과, ***<특수교육학개론> 지적 장애 아동의 교육
그래서 덕희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시각적인 자극을 활용하는 등 흥미를 끌 수 있는 수업을 위해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학생들을 빠르게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흥미 유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삼성 스마트스쿨은 덕희학교 학생들에게 디지털 기기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여 흥미로운 배움의 기회를 확장시켜 주고 있다. 많은 학생들 중에서도 그 기회를 잘 누리며 긍정적인 성장을 보인 학생이 있다고 해서 만나보았다. 바로 고3 박정훈 학생이다.
△대구덕희학교 박정훈 학생(고3)
덕희학교에서의 새로운 시작, 스마트스쿨과의 특별한 만남
박정훈 학생은 중학교 3학년까지 일반학교의 특수반에 있다가 고등학교 1학년이 되면서 덕희학교로 전학을 왔다. 덕희학교는 초등학교부터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은 물론, 이후 사회에서의 자립과 취업을 위한 전공과까지 운영 중이다. 정훈 학생은 다른 학생들에 비해 조금 늦게 덕희학교로 온 경우라 할 수 있는데, 현재 학생회장으로 활동할 만큼 적극적이고 사교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정훈 학생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지적 장애로 인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많이 위축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정훈 학생 담임인 전재훈 교사는 이렇게 얘기한다.
“정훈이가 처음 저희 학교에 왔을 때는 많이 위축되어 있었고, 두려움이 많은 상태였어요. 자신감도 전혀 없었고요.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너무 많이 달라졌죠. 정훈이가 이렇게 변하기까지 스마트스쿨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그곳에서 디지털 기기들을 만지고 활용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것을 정말 느낄 수 있거든요.”
△담임 전재훈 교사
정훈 학생이 스마트스쿨과 친해진 계기는 ‘장애학생 e페스티벌’ 준비를 하게 되면서부터다. ‘장애학생 e페스티벌’은 학생들의 정보화 역량 강화와 건전한 여가생활 개발을 위한 행사인데, 정훈 학생은 작년과 올해, 대구 지역대회와 전국대회에 나가 ‘키넥트 스포츠 육상’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기도 했다. 키넥트 스포츠 육상은 동작 감지 기능을 통한 시뮬레이션 체감형 VR 운동인데,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 정훈 학생과 스마트스쿨과의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스마트스쿨이 생겨서 정말 좋아요. 그전에는 연습 환경이 좋지 않아서 집중도 안 되고 힘들었어요. 연습을 잘 못하니깐 두렵고, 긴장도 더 많이 됐거든요. 그런데 스마트스쿨이 생기고 나서는 연습이 잘 되니까 매일 하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생겼어요.”
스마트스쿨의 한 공간은 정훈 학생의 연습실이 되기도 한다. 커다란 플립을 놓고 마음껏 움직이면서 연습할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이전 오래된 장비와 좁은 공간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편리함과 안정감에 자발적으로 매일 그곳에서 오랜 시간 연습을 하게 됐다고 한다.
△스마트스쿨에서 멀리뛰기 연습을 하는 박정훈 학생
그렇게 환경의 변화는 정훈 학생에게서 성실함과 꾸준함이라는 재능을 발견하게 된 기회가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정훈 학생은 덕희학교에서 가장 많이 스마트스쿨을 이용하는 학생이 되었고, 위축되어 있고 매사에 소극적이던 아이가 누구보다 밝고 자신감 넘치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덕희학교 학생회장, 제가 할게요!
박정훈 학생은 지금 덕희학교에서 전교회장을 맡고 있다. 더 이상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위축되어 있던 학생이 아니다. 스마트스쿨에서 연습하고, 대회에 나가 상을 받으면서 생긴 자신감은 회장이 되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게 했고, 학생들이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선거 공약까지 스스로 내세워 적극적으로 선거운동까지 했다.
“학생회장으로 일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지금 너무 좋아요. 저를 놀리거나 괴롭히는 학생도 없고, 스마트스쿨에서 수업하는 것도 재밌어요. 요즘에는 동영상도 만들고 있거든요. 그래서 더 뿌듯해요.”
요즘 정훈 학생은 태블릿으로 영상 만드는 재미에 빠져 있다. 개인 채널도 만들어서 직접 만든 영상을 올리고 있는데, 최근에 만든 ‘세계 차 없는 날’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마트스쿨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 우연히 발견한 ‘세계 차 없는 날’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에 대해 관심을 가지면서 스스로 공부도 하고, 영상도 만든 것이다.
△자신이 만든 동영상을 담임 전재훈 교사에게 보여 주는 박정훈 학생
디지털 교육의 기회가 가져다준 그 이상의 가치
얼마 전에는 대구장애인정보화협회에서 개최한 정보화경진대회 파워포인트 부문에서 정훈 학생이 은상을 받았다는 기쁜 소식도 들려왔다. 스마트스쿨에서 디지털 기기와 친해지면서 재미를 붙이더니 e스포츠뿐만 아니라 정보화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인 것이다.
△11월 16일 정보화경진대회 시상식 후
사람들 앞에 서는 걸 두려워하고 소극적이던 정훈 학생은 이제는 어떤 대회가 있는데 나가보겠냐고 권유하면 무조건 나가겠다는 적극성을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상까지 받게 되어 정훈 학생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더욱 높아졌을 것이다. 전재훈 교사는 상보다도 이러한 것들이 덕희학교 학생들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정훈이가 정말 밝아졌거든요. 자기효능감이나 자아정체성은 여러 가지 일을 잘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데,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정훈이를 보면 너무 기특하죠.”
스마트스쿨 선도교사인 최성용 교사 역시 사회 참여의 기회, 성취감을 갖는 기회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다. 많은 대회가 마련되어 있다 해도 한 번 나가기까지는 다른 학생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인내, 노력이 수반된다.
“일반 학교에서는 시험을 통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저희 학교는 다르거든요. 그런 대회 한 번 나가는 게 누군가에게는 별게 아닐 수 있지만 여러 사람들 앞에 서고, 상을 받는 기회를 통해 우리 아이들은 자신감을 정말 많이 얻고 돌아와요. 삼성 스마트스쿨이 중간에서 그런 발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성용 스마트스쿨 선도교사
최성용 교사는 ‘메타버스 장보기 수업’ 등 학생들에게 흥미를 주는 교육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스마트스쿨의 플립과 태블릿을 이용한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특수학교 학생들에게 ‘흥미’는 매우 중요한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훈 학생처럼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실력은 물론 성격까지 변하게 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사람을 두려워하던 아이가 학생회장이 되었고, 자신감이 없던 아이가 각종 대회를 즐기며 나가게 되었고, 디지털 기기를 접할 기회가 없던 아이가 동영상을 만드는 취미를 갖게 되었다. 그런 정훈 학생은 지금이 행복하다 말한다.
“사람들도 다 너무 좋고,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동영상도 만들 수 있어서 재밌고 기뻐요. 지금 저는 행복해요.”
삼성 스마트스쿨의 목표가 디지털 교육 격차 해소와 미래 디지털 리더 양성이라면, 스마트스쿨의 가치는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것은 학생들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가르치고 돕는 훌륭한 교사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스마트스쿨은 그저 도울 뿐이다. 그래서 도움을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가 함께 행복하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는 박정훈 학생
특수학교에서 더 특별한 스마트스쿨
정훈 학생은 내년이면 전공과에 들어가 진로를 준비하게 된다. 구독자 수가 많은 크리에이터도 되고 싶고, e스포츠 세계대회도 나가고 싶고, 바리스타도 되고 싶고, 축구선수도 되고 싶은 꿈 많은 정훈 학생이 지금처럼 밝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라면 어떤 길을 선택하든 성실하게 잘해낼 수 있을 것이다. 정훈 학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응원처럼 말이다.
“정훈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잘 자립하고, 궁극적으로는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정훈이가 사회에 나가서 자기 몫을 하면서 살아간다면 후배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이 지원하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삼성 스마트스쿨이 준 디지털 교육이라는 기회는 의미 있는 성장과 변화를 만들어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느리고 더딜 수 있다. 효과가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회의 가치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 환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을 포기하지 않고 인내와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들의 노력과 스마트스쿨이 만나 시너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덕희학교 학생들은 스마트스쿨에서 수업한다고 하면 누구 할 것 없이 앞장서서 달려간다고 한다. 스마트스쿨에서 하는 수업은 재밌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흥미로운 수업의 기회가 쌓이고 쌓인다면 정훈 학생처럼 행복한 학생들이 덕희학교에서 더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