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2022.07.22 19:37

시골 학교의 미래 교실 “폐교 위기에서 전학생 받는 학교로 변신”

무지개색 건물 앞으로 넓은 잔디밭 운동장이 펼쳐져 있다. 운동장 주변에 심어져 있는 꽃과 나무가 작은 숲을 이루고 있고, 그 속에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진지한 표정으로 개미 행렬을 관찰하는 아이도 있고, 나무그늘에 앉아 쉬는 아이도 있다. 한 무리의 아이들은 천막 안 스프링으로 연결된 매트 위에서 술래잡기를 하느라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작은 시골 학교의 점심시간 풍경이다.


▲ 전남 화순에 위치한 천태초등학교 전경

▲ 전남 화순에 위치한 천태초등학교 전경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12명의 아이들이 6학년 반에 모여 3~4명씩 그룹을 지어 앉았다. 교실 중앙에는 85형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고, 아이들은 교과서 대신 각자 태블릿 PC를 꺼내 들었다.

선생님이 화면을 몇 번 터치하자 수업 내용이 펼쳐졌다.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 진지한 눈으로 집중했다.

 
□ 발표가 즐거운 수업시간

전라남도 화순군 도암면에 위치한 천태초등학교(이하 ‘천태초‘) 6학년 교실의 수업 시간. 속담을 주제로 한 국어 수업이 한창이다.

선생님이 상황을 제시하고, 그 상황에 맞는 속담을 만들라고 하자 아이들은 책 대신 태블릿에 고개를 파묻고 자신이 생각한 속담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완성한 그림 속담을 학습 플랫폼에 업로드했다.

하나둘씩 작품이 화면에 뜨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누구의 그림인지 궁금해했다. 발표 시간에는 12명 모두가 손을 들었다.

“소프트웨어 없는 컴퓨터는 무용지물이다“, “공 차려다가 신발 날아간다“, “100번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 등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그림 속담을 아이들은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 전남 화순 천태초등학교에서 박지선 선생님이 스마트스쿨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언뜻 보면 국어 시간인지 미술 시간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박지선 교사는 “스마트스쿨에서 가능한 융합 수업“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정해진 교과서로 정해진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쳤다면 스마트기기를 통해 교과 간 융합 수업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박 교사는 “초등교육에서는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융합 수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수업의 가장 큰 조력자 역할을 스마트기기가 해준다“고 설명했다.

쉬는 시간 종이 울려도, 아이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교실에 남아 계속 그림 속담을 고치고 있다. 자신이 그린 그림 속담의 완성도를 올리고 싶어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

박지선 교사는 “즉시성이라고 해야 할까. 화면을 통해 친구들과 바로 비교가 되니까 스스로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쉬는 시간에 다시 작성해서 제출한다“며 스마트기기가 학생들의 적극성을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 입학 예정자 ‘0’명, 폐교 위기의 학교

천태초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폐교를 걱정해야 했다. 2000년과 2004년에 인근 분교 두 곳과 통폐합을 했음에도 입학생이 점점 줄어들었다.

5년 전, 천태초로 부임한 이현희 교장은 “2017년 천태초로 발령받았는데, 다음 해 입학 예정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듬해 2018년에는 전교생 수가 22명까지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언제 학교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폐교의 위기가 코앞까지 다가왔다.

어쩔 수 없는 시대 흐름이라 생각하며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열정 넘치는 교사들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그때 한 교사의 눈길을 끈 것이 ‘삼성 스마트스쿨‘ 지원 사업 모집 공고였다.

스마트스쿨은 삼성전자가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교육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교육격차 해소와 청소년 미래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도서산간 등 교육 환경이 열악한 지역 학교에 삼성의 최신 스마트기기를 지원한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 줄 기회였다. 어쩌면 학원이나 공부방 시설보다 더 필요한 것이 스마트기기 교육이다.

스마트스쿨을 도입한 주역 중 한 명인 박지선 교사는 “스마트스쿨 지원 경쟁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준비 과정은 만만치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보람되었다“고 말했다.

방과 후 자료를 모으고, 제안서를 쓰고 고침을 수십 번 반복했다. 작성 후에는 다른 선생님들과 회의를 거쳐 내용을 보완했다. 제안서를 완성하여 제출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

▲ (왼쪽) 천태초등학교 이현희 교장, (오른쪽) 천태초등학교 박지선 선생님


천태초 선생님들의 간절한 마음은 삼성 스마트스쿨 운영팀에게 전해졌다. 삼성전자 사회공헌단 박혜인 프로는 “제출한 서류를 통해 학교를 살리겠다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느꼈다“며 당시를 기억했다.

스마트스쿨 도전 첫 해였던 2019년 천태초는 당시 25:1의 경쟁률을 뚫고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 “우리 학교에 조연은 없어요. 47명 학생 모두가 주인공이에요“

교실 한가운데 칠판 대신 삼성 플립(인터랙티브 디스플레이)이 설치됐다. 교사와 학생에게는 1인당 1대씩 갤럭시 태블릿이 지급되었다. 스마트스쿨이 완성되고 학부모를 초대해 교실을 공개했다.

이 교장은 “교실을 둘러보던 학부모들이 자신들도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다“며 “방과 후 스마트스쿨을 따로 활용할 수 없을지를 물을 정도“였다고 당시 인기를 회상했다.

학년별로 스마트스쿨 교실 쟁탈전이 치열했다. 스마트스쿨 교실이 4학년 전용으로 사용되다 보니 벌어진 일이었다.

스마트스쿨 교실을 담당하는 교사에게도 보이지 않는 부담감도 생겼다. 좋은 시설을 사용하게 된 만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책임감에 정규 수업 외에 기기 활용 폭을 넓혔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천태연구소‘라는 영상 업로드 플랫폼이었다. 아이들이 태블릿을 이용해 촬영하고 편집할 수 있게 했다. 소재나 형식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수업 준비하는 선생님의 인터뷰 영상부터 운동장 곳곳의 곤충 관찰 영상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아이들에게 조회 수는 자극제가 되어 경쟁적으로 더 많은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결국 천태초는 사업 지원을 받은 지 3개월 만에 삼성 스마트스쿨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입상까지 했다.

스마트스쿨을 도입하기 전에는 우려도 있었다. 이현희 교장은 “처음에는 초등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너무 빨리 접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IT를 접하기 때문에 스마트기기 사용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고, “스마트스쿨 도입 후 스마트기기의 순기능을 확인했다. 학생들이 훨씬 흥미롭게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며 학생들의 수업 태도가 향상됐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주인공이 되었다는 점이다. 디지털기기 사용을 통해 동영상 편집, 작곡, 코딩 등 정규 교육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잠재성을 발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장은 “우리 학교에는 조연이 없다. 우리 아이들은 모두 주인공이다. 자기 주도적이고 자신감이 넘친다. 그것이 스마트스쿨이 만든 가장 큰 변화다.” 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천태초는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 2019년에 이어 2021 삼성 스마트스쿨에 선정된 것

이현희 교장은 “스마트스쿨을 이용해서 얼마나 잘 교육 할 건지는 2019년의 사례로 확인되었다. 그 결과로 도시에서 전학 오는 학생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삼성의 추가 지원 배경을 짐작했다.

추가 지원된 스마트스쿨 교실 덕분에 학생들 사이에서 치열했던 교실 쟁탈전도 사라졌다. 2년 사이 지원 내용도 업그레이드됐다. 2019년은 주로 기기 중심의 지원이 이뤄졌다면 2021년에는 교실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학습 콘텐츠, 교육지원 솔루션뿐만 아니라 2년간 무상 A/S, 컨설팅 등이 제공되었다.

이현희 교장은 “교실 바닥부터 구조, 아이들 책상, 교사 책상까지 다 바꿔줬다“며 “2022년 삼성 스마트스쿨은 미래형 교실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 도시에서 전학 오는 시골 학교

천태초의 좋은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1년 3월부터 전남 도내 작은 학교로 학생들이 유학을 오고 있다. 전라남도 교육청과 서울시 교육청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농산어촌 유학은 도시 아이들이 6개월 이상 농촌에 체류하며 농산어촌 생활과 교육활동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현희 교장은 “스마트스쿨 수업 참관 후 천태초에 보내겠다는 학부모가 많아졌다.”며 “스마트스쿨이 유학생 유치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스쿨 도입 전 22명이었던 전교생은 47명이 되었다. 농촌 유학생과 지역 학생들의 유입으로 학생 수가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올해 초, 서울에서 유학 온 지서연 양(6학년)은 처음 서울을 떠나 시골 학교에 다니는 게 내키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당초 한 학기만 머물다 서울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어 한 학기를 더 천태초에서 보내고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처음 천태초에 왔을 때 같은 반 학생이 전부 10명이었고 6학년 반은 하나뿐이었다. 서울에서 다니던 학교와 달리 학생 수가 적어서 놀랐다“며 “지금은 나와 같이 전학 온 친구들까지 12명이다. 모두 친하게 지내며 많은 체험 활동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천태초 생활의 소감을 밝혔다.

박균영 군(6학년)은 2년전 경기도에서 천태초로 유학을 왔다. 박 군은 “전에는 주로 태블릿을 가지고 게임을 했는데, 지금은 수업 시간에 공부할 때 사용한다.”며 “내가 그린 그림이나 숙제가 바로 전자 칠판 뜨는 게 재미있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 (왼쪽) 2년전 경기도에서 유학 온 천태초등학교 6학년 박균영 군, (오른쪽) 올해 초 서울에서 유학 온 천태초등학교 6학년 지서연 양


이현희 교장은 “도시에서 온 아이들이 시골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도시 학교와 비교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오히려 도시 학교에서 해보지 못한 경험들과 양질의 수업에 다들 만족해 한다“며 폐교 위기 학교를 부활시켜준 스마트스쿨에 고마움을 전했다.

 
□ 교육용 스마트기기, ‘생각의 길‘ 열다

스마트스쿨을 통해 교사와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학교와 더욱 가까워졌다.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학습 플랫폼에 올려두면 집에서도 수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박지선 교사는 “학부모들이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수업 과정을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고 했다. 또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부모님에게 스마트기기 활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며 스마트스쿨이 학교와 학생, 부모를 한층 가깝게 만들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천태초에서는 무분별한 스마트기기 사용을 막기 위해, 교육과정을 면밀히 분석 후 꼭 필요한 수업에 한해 선택적으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하고 있다. 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스마트기기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어떻게 하면 스마트기기를 잘 활용할지 스스로 깨닫고 있다. 천태초에서 스마트기기는 더 이상 게임이나 재미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교육에 필요한 ‘디지털 교과서‘다.

▲ 전남 화순 천태초등학교에서 박지선 선생님이 학생들이 프로젝트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농산어촌유학 유치를 통해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한 박지선 교사는 타이틀보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스쿨을 통해 아이들이 함께 도전하는 과정이 더 가치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디지털기기는 딱딱하고 차가운 이미지다. 그러나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 창의적인 생각을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박 교사는 “스마트기기가 아이들에게 생각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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